찬 바람 불 때 생각나는 핫초코 같은 그림들

2024. 11. 24. 21:06와유와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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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요일이 가는 것은 늘 아쉽다. 평일과 휴일의 개념이 딱히 없는 요즘이지만 기분만큼은 당장 내일 출근하는 듯한 건 어쩔 수 없다. 그럴 땐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남은 시간을 채운다. 가만히 누워있기, 뜨거운 차, 달달한 아이스크림, 산책, 어느 철학자의 인터뷰, 듣기 좋은 목소리, 뭐 이런 것들. 오늘은 등불을 담아낸 그림.
 
 

밝게 부서지는 햇살만큼이나
은은하게 퍼져나가는 빛도 따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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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싱어 사전트 John Singer Sargent / 카네이션, 백합, 백합, 장미 Carnation, Lily, Lily, Rose

1885-1886 캔버스에 유채 / 테이트브리튼 소장

정말 정말 좋아하는 작품. 이 작품만 보면 마음이 또똣해진다. 등불의 따뜻한 빛이 어스름 저녁과 대조되어 더욱 따듯하게 느껴진다. 매일 저녁 빛이 원하는 정도로 적절하게 비추는 단 몇 분 동안만 작업할 수 있었기 때문에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미리 이젤을 설치하고 물감을 준비하고, 모델들이 포즈를 취하게 만든 다음 지금이야! 하고 캔버스를 채워나갔을 모습을 상상하니 재미있다. 소녀들이 입은 흰색 여름 드레스 아래로 청록색 줄기를 가진 크림색 카네이션이 보이고 그 위로 순서대로 분홍색과 흰색 장미, 키가 큰 흰색 백합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작가가 템스강에서 보트 탐험을 하던 중 나무 사이에 걸려 있는 중국식 등불과 강둑에 피어있던 백합을 보고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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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셔우드 헌터 George Sherwood Hunter  / 기념 행렬 Jubilee Procession

1987 캔버스에 유채 / 로얄콘월박물관 소장

오른쪽 대각선 방향으로 끝도 없이 이어지닌 등불이 저마다 다른 색과 모양으로 반짝이는 게 너무 아름답다. 집에서 만든 등불 하나들고 당장 행렬에 참가해 의기양양해진 아이들의 표정을 바라보고 싶다.1897년 빅토리아 여왕 즉위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등불 행렬을 기록한 그림이다. 100여 년 간의 보존 기간을 지나서 2010년에 꽤 많은 복원 과정을 거쳐 드러난 그림 속에서는 처음으로 행렬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느낀 미묘한 영광이 엿보인다. 그림은 얇은 안개에 싸인 것처럼 흐릿한 청회색 톤이 주를 이룬다. 등불의 디자인은 색상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전통 수공예 요소가 드러날 수 있도록 각각 다른 모양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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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앤 레너드 Diane Loenard  / 평화 Peace

2018 패널에 유채 / 개인소장 

바다 좋아하세요? 노을은요? 그렇다면 이 그림입니다아아ㅏㅏㅏ. 미국의 현대 인상파 화가로 작가, 사진가, 교사로도 활발히 활동하는 중이다. 어느 날 오래된 등불을 발견한 작가는 브라질 해변의 황금빛 노을과 빈티지 랜턴의 빛이 맞물려 나타내는 특별한 색을 포착했다. 그날 해변이 자신에게 평화로움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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