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부작 사부작(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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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린 날 자동 세차하러 가는 일상
뭐라고요?눈이 온다고요? 친구가 오늘 아침에 눈소식을 전해줬다. 그동안 눈을 너무 갈구하고 다녔다 봄. 창밖을 보니 진짜 눈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이곳 남쪽나라에도 드디어 눈이 내렸습니다 여러분. 세 시간 뒤 어김없이 햇빛이 비치면서 사라졌지만, 오늘의 기쁜 마음을 기록하는 의미로 그간 나를 즐겁게 했던 것들도 함께 모아모아 정리해 본다. 2009년식 23만킬로를 달린 내 첫 자동차의 수출. 얼마전 사성암과 노고단을 다녀오면서 이제 이 차를 보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그게 외국일 줄은 몰랐지. 헤어지기 전에 깨끗하게 씻어서 보내주려고 칼바람을 뚫고 세차장에 다녀왔다. 신차를 구입하는 곳에서는 맡기면 수출 처리와 함께 150만 원을 준다고 했다. 예전 카센터에서 만난 분이 혹시 폐차할 거..
2025.02.07 -
겨울잠 자고 일어나 귀지를 채굴하는 일상
입: 터질게잠: 쏟아질게흥미: 진진할게 징했던 일주일이 갔다. 겨울잠을 자고 일어난 곰처럼 한결 마음이 가벼워진 지금, 요즘 나를 즐겁게 했던 것들을 가만히 떠올려본다. 이거 좀 신기한 게 쿠팡에서 0원에 구매했다.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결재했는데 가격이 0원, 진짜 배송되어 옴. 왜지...???? 설명서에 적힌 큐알코드를 찍으면 중국 어플을 다운 링크가 뜨고, 그 어플을 와파로 연결하면 내시경이 작동한다. 정말 잘 보인다. 귀지 잔뜩일거라고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아무 것도 없어서 오우 나 관리 잘했구나 싶고, 하얀 고막이 선명하게 보이니깐 너무 신기하고ㅋㅋ ㅋ 근데 중국 어플 다운받은 게 너무 신경쓰여서 다음날 바로 삭제했다가 설명서도 잃어버려서 지금은 무용지물이 된 귀이개... 차라리 내..
2024.12.14 -
6년 된 필름을 현상하고서 혼맥하는 멀멀한 일상
즐거운 일기 / 최승자이상하지,살아있다는 건,참 아슬아슬하게 아름다운 일이란다._20년 후에, 지芝에게 실컷 자고 일어나 가방을 챙겨 나왔다. 지난밤 느즈막이 먹은 음식이 겨우 소화된 기분이라 아침은 건너뛰었frame-of-mind.tistory.com 이 때 필름을 맡기면서도 되면 좋고, 안돼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무려 6년 전 일회용 카메라다. 필름에 어떤 상이 맺혀 있을지, 애초에 맺힌 상이라는 게 있는지도 의문이었으니까. 바다 속에서 몇 시간을 수영하며 사진을 찍었고, 여행이 끝난 후에도 이사다니느라 이리저리 빛도 많이 받았을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가게에서 전화가 왔을 때도 많이 놀라지는 않았다. 맡기신 내용 기억하세요?몇 장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 물고기 사진이거든요..
2024.11.28 -
바지락 세일하길래 파스타 해 먹는 일상
바지락 한 팩에 2천원씩이나 할인하는데 안 살 수가 없었다. 오랜만에 파스타를 해 먹을 생각에 신나서 냉큼 집어왔다. 너무 신나서 흔들려버린 사진. (급한 성격이 그대로 드러난다.) 레시피도 엄청 간단해서 오랜만에 하는데도 뚝딱뚝딱 만들었다. 김이 모락모락나는 것을 좀 보세요. 화이트 와인은 풍미를 위한 것이고, 소주는 풍미는 없지만 비린내 제거에 좋다. 1. 달궈진 팬에 올리브유 두르고 편마늘과 대파를 볶는다.2. 마늘향이 올라오면 해감을 마친 바지락을 넣는다.3. 화이트 와인을 넣으면 좋지만 없을 땐 소주도 괜찮다.4. 삶아 둔 면을 건져 함께 볶는다.5. 기호에 맞게 간을 한 다음 그릇에 담는다. 밀가루를 먹던 시절에 자주 해 먹고, 친구를 초대하면 늘 만들어주곤 했던 메뉴이지만 요즘은 밀가..
2024.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