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14. 19:21ㆍ사부작 사부작
입: 터질게
잠: 쏟아질게
흥미: 진진할게
징했던 일주일이 갔다. 겨울잠을 자고 일어난 곰처럼 한결 마음이 가벼워진 지금, 요즘 나를 즐겁게 했던 것들을 가만히 떠올려본다.
이거 좀 신기한 게 쿠팡에서 0원에 구매했다.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결재했는데 가격이 0원, 진짜 배송되어 옴. 왜지...???? 설명서에 적힌 큐알코드를 찍으면 중국 어플을 다운 링크가 뜨고, 그 어플을 와파로 연결하면 내시경이 작동한다.
정말 잘 보인다. 귀지 잔뜩일거라고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아무 것도 없어서 오우 나 관리 잘했구나 싶고, 하얀 고막이 선명하게 보이니깐 너무 신기하고ㅋㅋ ㅋ 근데 중국 어플 다운받은 게 너무 신경쓰여서 다음날 바로 삭제했다가 설명서도 잃어버려서 지금은 무용지물이 된 귀이개... 차라리 내 돈 주고 국내산 살 듯?
신대륙 발견이다 이건. 내 몸에 생체실험 결과 진짜 밀가루 없음ㅋㅋ ㅋ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쌀과자 (●'◡'●) 칼로리는 사악하지만, 귀하다 귀해.
뭐라고요? 취향이 할머니라고요? 올 겨울 이상하게 꽂힌 아이스크림. 하루에 두 개 이상 먹지 않으려고 매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냉동실에 한가득 사두었다. 나는 자라서 바밤바를 마음 놓고 사먹는 어른이 되었구나.
기다렸잖아, 내 인생 게임♡ 이번주 오픈한 따끈따끈한 신상이다. 모뉴먼트 밸리 3는 이번엔 넷플과 손잡아서 앱스토어에서는 단독 결제가 안 된다. 그 점이 아쉽지만 어차피 이번달 구독하는 OTT는 넷플이어서 기꺼이 지불했다.
3에서는 새로운 캐릭터 <누어>가 등장한다. 이번에는 어떤 착시 현상과 토템을 이용할지 너무 기대된다. 두근두근두근.
이번에도 미쳐버린 색감과 디자인. 이 게임 처음했을 때 너무 신나서 방방 뛰었던 기억이 난다. 루미큐브와는 또 다른 매력이라서, 며칠만에 다 깨버리지 않을까 싶다.
작은땅의 야수들. 이처럼 사소한 것들 이후 곧바로 집어든 책이다. 장편 소설에 뛰어들기 전에 어느 정도 워밍업이 필요한데 얘는 그냥 에필로그부터 술술 읽혔다. 줄어드는 페이지가 아쉬워서 자꾸 엄지 손가락으로 헤아려보는 중이다. 한국계 미국인 소설가여서인지 국내 작가들의 필력과는 뭔가 묘하게 다르다.
끝으로 넷플릭스 드라마 트렁크. 믿고 보는 배우 서현진과 오랜만에 복귀한 공유의 상성이 궁금해 시작했던 드라마다. 기간제 결혼이라는 소재가 일단 신선하잖아. 드라마에서 너무 와 닿았던 대사가 있어서 가져왔다.
당신은 어떻게 해야 편해지는데요?
두 사람이 편하면 더 좋은 거니까
내일 아침 눈뜨면 이십년 쯤 늙어있어요
우리는 너무 뻔해서 지긋지긋해요
당신이 아는 사람을 내가 다 알고,
내가 아는 사람을 당신이 다 알고
그래서 그 사람들을
돌아가며 흉보는 게 낙이에요
눈곱도 안 떼고 아침을 같이 먹고,
하루 종일 서로 붙어있으면서 지겨운 사람
툴툴대다가
저녁으로 생선을 구워먹고
같이 곯아떨어져요
그리고 그다음 날도 뻔하게 일어나요
아주 지루하겠네
좀?
해줄게요, 뻔한 사람
어두운 분위기와 다르게 나름 해피엔딩이다. 원작 소설 속에서, 드라마 속에서라도 행복하렴. 아니 일단 나부터.
'사부작 사부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6년 된 필름을 현상하고서 혼맥하는 멀멀한 일상 (10) | 2024.11.28 |
---|---|
바지락 세일하길래 파스타 해 먹는 일상 (13) | 2024.1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