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3)
-
산이 타들어가니 눈물이 난다.
발길 닿았던 산이, 눈에 담았던 산이, 그도 아니면 언젠가 하고 마음에 두었던 산들이 타들어간다. 숭례문이 타들어갈 때도 이렇게 아프진 않았다. 이 정도로 애가 닳진 않았는데. 산청 산불 진화 과정에서 돌아가신 분들의 소식과 집이 타들어가는 걸 멀리서 바라보는 마을 주민들의 눈시울에 시선이 머물더니 나도 기어이 눈물이 났다. 어릴 때부터 다녔던 지리산이라 그런가. 땅 위를 힘차게 내지르던 혈맥이 새카맣게 재만 남아 도드라진 모습이 괴롭다. 언젠가 산불이 나는 걸 직접 본 적이 있는 아버지는 그 때의 두려움을 두고두고 이야기한다. 커다란 덤불같은 불씨가 바람을 타고 산 하나를 훌쩍 넘어가면 도저히 막을 수가 없다고. 불씨 움직이는 모양새가 꼭 두 발 달린 생물같다고. 눈사람을 만드는 사람이 있고 그걸 꼭 ..
2025.03.26 -
지리산 노고단 산행 (2025.01.01.)
나도 눈 주세오새해의 첫날은 지리산에서 보내기로 했다. 하얀 눈을 잔뜩 보려고. 어제처럼 전국이 대설특보에 눈사태일 때도 해가 쨍쨍한 남쪽나라😶🌫️ 사성암에 다녀온 다음 날 아침, 텀블러에 뜨거운 커피를 가득 담았다. 조식 먹고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이런저런 얘기가 들렸다. 어제 천은사 통제했다더라, 오늘은 가봐야 안다, 하는 이야기였다. 왁 안돼요 저 오늘 노고단 가야 해요. 서둘러 성삼재 휴게소로 향했다. 해발고도 1100m성삼재 휴게소에서 출발성삼재 휴게소는 해발고도 1100m. 조금은 무모했지만 무사히 도착했다. 천은사에선 통제가 없었고 시암재 휴게소는 도로 한편을 막아 놓고 있었는데 앞서 가는 차들이 멈추지 않고 오르기에 나도 용기를 내서 밟았다. 주차장은 유료다. 중..
2025.01.28 -
구례 여행 / 오산 사성암 / 소들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홍수를 피해 소들이 쉬었다 간 곳 [포착] 축사 탈출한 소떼, 해발 531m 절로 달려갔다섬진강 홍수를 피해 해발 531m의 사성암까지 피난 간 소 떼들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8일 오후 1시쯤 전남 구례군 문척면 사성암에 소 10여마리가 나타났습니다. 소들은 대웅전 앞마당에 모v.daum.net몇 년 전 인터넷 뉴스를 보다가 소들이 절 앞마당에서 풀을 뜯는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주인이 데려가기 전까지 조용히 쉬었다 갔다는 것이 하도 신기하고 웃음이 나 절 이름을 기억해 뒀었는데. 이번에 노고단 산행을 계획하고 보니 근처였다. 역시 살다 보면 언젠가는 갈 일이 생긴다. 마을버스 매표소에 아무도 안 계시길래 적힌 번호로 전화를 했더니 그냥 올라와도 된다고. 주차장이 한산한 모양이다. 역시..
2025.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