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블완(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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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소풍 / 합천 여행 / 정양늪 생태공원 / 카페 스밀다
합천 정양늪 생태공원 요즘은 그냥 훌쩍훌쩍 떠난다. 이 날도 별다른 계획 없이 그냥 나섰다. 어디를 가느냐 보다 누구와 함께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이런 저런 근황을 나누다가 갑자기 합천갈까? 그래, 가자! 해서 정양늪 생태공원에 도착했다.개인적으로 늪을 매우 좋아한다. 늪에 가면 각자 조용히 제 할 일을 하는 생물들이 다양하다. 아침은 고요하고 저녁은 잠잠해서 그곳에 가면 내 모든 시름들이 같이 물 속에 잠길 것만 같다. 흙속에 덮어 두고 올 수 있을 것만 같다. 우포늪이 그렇고, 재약산이 그랬다. 힘들 때마다 가까운 우포늪을 찾고, 등산을 가서도 늪지를 찾는 것은 이제 일종의 의식같은 것이다. 우포늪 생명길 트레킹 (2024.02.13.)https://www.cng.go.kr/tour/upo.we..
2024.11.16 -
대구 간송미술관 개관전 <여세동보> 관람 후기 + 야간관람이벤트 안내
교과서에서 보던 국보와 보물들을 눈앞에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스러운 관람이었다. 마치 인왕산을 처음 보고 교과서에서 보던 인왕제색도가 떠올라 묘했던 때와 같은 기분이었다. 야관람이벤트에 관한 내용은 가장 아래에서 볼 수 있다. 원체 느린 사람인데다 관람 인원도 많아서 거의 5시간이 넘도록 머무르며 찬찬히 관람했다. (야간관람이벤트에 대한 내용은 맨 아래에 있어요) 인터파크 티켓tickets.interpark.com 2층에서 매표를 마치면 정해진 시간대별로 아래 전시실로 들여보낸다. 신분증을 맡기면 오디오 가이드를 무료로 대여할 수 있으니, 수많은 인파 속에서도 각 작품에 대한 설명을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면 꼭 대여해서 전시를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모든 전시실을 순서대로 관람할 필요..
2024.11.15 -
오늘책 / 김수영 전집 / 가을 풍경 / 차의 온도
오늘은 수능일이라 어디 나가지 않고 조신하게 집에서 홈카페를 열었다. 지난달 구입한 책과 차의 맛이 참 좋다. 수능 한파는 이제 옛날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라떼는 새벽에 추워서 발이 얼고 그랬어... 그래도 공기는 꽤 차가워 얼른 물을 올려 차를 우렸다. 따뜻한 것이 좋아지는 계절, 마음껏 가까워도 괜찮은 계절이다. 잊어버리고 살다가도 둥둥 떠오르는 글귀가 있다. 그럴 때면 종이를 꺼내 새기듯이 필사한다. 김수영 시인의 이 그 중 하나인데 그의 시가 모두 궁금하던 차에 지난 달 서점에 들렀다.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축하다는 커다란 플래카드가 입구에도 매장 안에도 이어져 있었다. 매대에서는 찾을 수가 없어 직원의 도움을 받았다. 내부 창고에서 꺼내다 주는 것을 받으니 꽤 묵직하다. 애타도록 마..
2024.11.14 -
헵타포드 때문에 또 본 영화, 컨택트(2016) 재개봉 / 드니 빌뇌브의 세계 / 메가박스 이벤트
컨택트가 재개봉했다. 드니 빌뇌브 감독의 2016년 작품으로 테드 창의 소설인 당신 인생의 이야기가 원작이다. 메가박스가 미국의 영화 제작사인 콜롬비아 픽처스의 100주년을 맞아 메가박스에서 관객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는데(도대체 언제) 이 때 뽑힌 영화 중 하나가 바로 컨택트. 앞으로 순차적으로 몇몇 영화들을 재개봉할 예정이라고 한다. 설문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컨택트 뽑아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복받으세요. 컨택트 – Daum 검색Daum 검색에서 컨택트에 대한 최신정보를 찾아보세요.search.daum.net 영화의 내용은 어찌보면 단순하다. 어느날 외계 생명체가 나타나자 그들과 협력할지 공격할지 인류는 갈등하고, 결국 협업을 통해 평화를 지켜내고... 하지만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지 않다...
2024.11.13 -
감정에 솔직한 사람에게는 늘 속수무책이다.
2016년 여름, 세비야에서 말라가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던 중이었다. 기온은 섭씨 42도를 웃돌아 눈앞은 쨍하고 거리 곳곳에서 분사한 물이 오렌지 나무 위로 안개처럼 흩어지고 있었다. 햇살이 살을 찌를 듯 뜨거워도 그늘에 들어서면 금세 시원해지는 게 너무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그때였다. 갑자기 한 사람이 바닥에 주저앉더니 울기 시작했다. 정류장에 있던 사람들과 지나가던 사람들은 당황해서 웅성거렸다. 그야말로 엉엉 소리 내 우는 울음이었기 때문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여성분이 그 사람에게 다가가 대화를 나누는 듯하더니 잘 달래서 택시를 태워 보냈다. 여기까지가 그날 눈앞에 일어난 일의 전부다. 그런데 그 일이 왜 그렇게 나를 흔들어 놓았을까. 시간이 이렇게나 흐른 지금까지도. 이마에 둘리어 있던 인디언..
2024.11.12 -
월악산 제비봉 산행 (2024.08.18.)
제비봉을 오르며 내려다 본 아름다운 충주호 풍경 먼저 감상하세요. 아름답죠 아름답잖아 그러니까 다들 제비봉 가세요. 나만 당할 수는 없어어앙아ㅏㅏㅏ악ㅋㅋ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던 8월, 겁도 없이 월악산을 올랐다. 주차는 지도 속 표시된 공원지킴터 맞은편 공터에. 경남에서 충북은 꽤 먼 곳이라 아침에 서둘러 나왔어도 도착하니 이미 한낮이어서 11시부터 산행을 시작했다. 제비봉 정상을 찍고 원점회귀하는 코스로 총 거리는 편도 2.3km, 소요 시간은 6시간(11시-17시)이 걸렸다. 체감상 난이도 중상. 체력이 쓰레기인 사람이 중간중간 휴식을 충분히 취하고, 점심도 먹은 시간 포함이며 정상 체력인 분들은 2~3시간만에도 다녀오신다고 한다. 말도 안돼... 늘 느끼는 거지만 세상엔 뭘 몰라야 할 수 있는 ..
2024.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