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월봉 지질트레일 트래킹 (2025.01.21.) / 우연히 만난 행운의 돌고래 떼

2025. 2. 14. 18:45요즘의 녹음

728x90
반응형

 
 



 
 

 

해변따라 이어진
카페 모카 크레이프 케이크

 

수월봉지질트레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3760

place.map.kakao.com

과감하게 공간을 디자인한 카페, 블랙이쉬 레드(Blackish Red) / 저녁 산책

내리기도 전에 스포 당함없다. 한라산 꼭대기만 하얗고 다 녹았다. 한라산 설경 보려면 이렇게 미리 예매할 게 아니라 일기예보 쭉 지켜 보다가 전날 짐싸서 훌쩍 떠나야 했구나. 어쩐지 새벽부

frame-of-mind.tistory.com

카페에서 어느 정도 기운을 차리고 수월봉 지질트레일을 찾았다. 네비에 '수월봉지질트레일'이라고 검색하면 사진 속 장소인 수월봉전망대로 안내해 준다. 이곳에서 바로 트래킹을 시작하는 줄 알았더니 그건 아니고, 조금 걸어내려 가서 해변으로 합류해야 한다.
 
 
 

수월봉은 해발 고도 77m의 나지막한 언덕으로 제주 최고의 일몰을 볼 수 있는 장소 중 하나다. 전망대까지 올라온 김에 수월봉 이름의 유래와 코스, 전망을 살펴보기로 했다.

 
 
 

트래킹 시작 전 수월봉 전망대에서 내다본 차귀도포구 풍경.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저기 포구가 수월봉 지질트레일 A코스의 시작점이다. 

 
 

수월봉 지질트레일은 총 세 코스가 있다. A코스는 수월봉 엉알길, B코스는 당산봉, C코스는 차귀도이다. 나는 우선  A코스 중 일부를 역방향으로 걸어보고, 조금 아쉽다면 B코스까지 가보기로 했다. 편도 약 2.5km 길이로 소요시간은 1시간 남짓.
 
 
 

전망대에서 A코스 입구로 가는 내리막길. 저 멀리 노란 유채꽃이 선명하게 보인다. 제주는 1월에 벌써 유채꽃이 피는구나. 
 
 
 

수월봉입구교차로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place.map.kakao.com

수월봉 지질트레일을 곧바로 시작하고 싶다면 이곳, 수월봉입구교차로에서 출발해도 된다. 하지만 주차는 유의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위쪽 전망대에는 주차 장소가 마련되어 있지만 이곳 교차로는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교통 흐름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근처 임도나 차도에 요령껏 주차하고 출발하기.
 
 
 

입구에서부터 대형 크레이프 케이크가 눈앞에 펼쳐졌다. 화산 분출물이 어떻게 저런 모양으로 쌓였을까. 배고픈 것도 잊고 걸을 생각에 너무 신났다. 
 
 
 

맛있겠다. 이거 그거잖아, 투썸에서 파는 아박이잖아. 진짜 생크림 층에 오레오 쿠키가 콕콕 박힌 것 같았다. 가까이에서 보면 저 굴곡이 믿기지가 않음. 하지만 손으로 표면을 훑어보니 어김없이 거칠거칠한 질감이다. 진짜 말도 안 돼.
 
 
 

회색, 베이지색, 검은색이 적절하게 조화된 색도 너무 곱다. 그 뜨거웠던 화산재가 겹겹이 쌓이고 굳어서 이렇게 아름다운 카페 모카 크레이프 케이크가 되었구나. 멋있다 진짜.
 
 

 


차귀도 포구로로 걷던 중  문득 뒤돌아 찍어 본 수월봉 전망대 모습. 미세먼지가 많았던 날이어서 마스크만 챙기고 모자랑 선글라스는 미처 챙기지 못했다. 괜찮아 이런 날도 있는 거지. 
 
 
 

우르르 해변으로 뻗어나가는 용암의 모습이 그대로 그 자리에 굳어있는 모습이 볼 때마다 신기하다. 굳는 속도가 빠를수록 육각형의 주상절리의 굵기와 띠구조의 간격이 줄어든다고.
 
 
 

걷기만 해도 기분이 좋은데 중간중간 볼거리도 많다. 여기는 수월봉 갱도 진지.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은 이곳에 숨어 미국군의 전함을 공격하려고 각종 보트와 탄약을 보관했다고 한다. 텅 빈 공간이었지만 무서워서 자세히 들여다보진 못했다. 
 
 
 

수월봉에는 전설이 하나 있다. 병든 어머니를 위해 오갈피를 채집하다가 누이 수월이 수월봉에서 떨어져 죽자 동생인 녹고도 슬픔에 지쳐 울다 죽었다는 전설. 사실 화산재 지층을 통과한 빗물이 밀도가 강한 고산층에 막혀 흘러나오는 것이지만 그냥 녹고의 눈물이라고 하자. 우리 조상님들이 그렇다면 그런 거다. 

 
 

물빛이 참 맑다. 차귀도포구가 가까워질수록 저 멀리 차귀도도 선명해진다. 주변에 사람이 없는데 누가 자꾸 옆에서 말을 하길래 두리번거려 보니 저 유람선 선장님이 승객들에게 안내방송 하는 거였음ㅋㅋ ㅋㅋ 스피커 성능 최고.

 
 
 

드디어 차귀도 포구에 도착! 사실 포구와 차귀도 사이에 섬이 여러 개여서 어떤 게 누운 섬이고 매바위이고 차귀도인지 잘 몰랐다. 그래서 옆에 있던 할아버지 세 분께 여쭤보니 저 섬이 차귀도라고 알려주셨다. 감사합니다. 전기자전거로 달려도 참 기분 좋을 것 같은 A코스였다. 
 
 





 
 

이것은 행운의 돌고래입니다
지나치지 않는다면 좋은 일이 생길 거예요

 

차귀도를 더 가까이 보고 싶어서 가까운 곶으로 갔다. 테트라 포트 위 물빛이 너무 맑아서 우와 우와 하며 열심히 찍고 있는데 어떤 분이 “저거 봤어요?” 하신다. 고개를 드니 아까 내가 차귀도가 어디냐고 여쭤봤던 할아버지 중 한 분이 서 계셨다.

    "어떤 거요?" 

"저기 저거 봐요"
 
 
 

왁🤍 고개를 돌려보니 차귀도 앞바다에서 남방돌고래 떼가 이동하고 있었다. 나 진짜 처음 봐!! 바다에서 돌고래 처음 봐ㅠㅠㅜㅠㅠㅠㅜ 제주도에 남방돌고래가 산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그게 지금일 줄이야? 느닷없이 돌고래야 이게 무슨. 
 
 
 

줌 해서 화질은 별로지만 너무 신기하다. 손이 벌벌 떨렸는데 그래도 카메라에 담겨서 다행. 어느새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와서 함께 돌고래 떼를 지켜봤다. 그 할아버지는 얼마나 내가 답답했을까ㅋㅋ 바로 앞에 돌고래떼를 놔두고 자꾸 물빛만 찍고 있으니까 와서 이야기해 주신 모양이다. 덕분에 돌고래 봤다고 감사하다고 인사드렸다. 귀인이세요 귀인🙇🏻‍♀️
 
 
 

다시 수월봉 전망대로 돌아가는 길. 마침 물질하고 나오는 삼춘이 한 분 있어 여쭤봤다. 하루에 돌고래 떼를 몇 번이나 볼 수 있나요? 볼 수 없는 날도 있고, 하루에도 여러 번 보이는 날이 있다고 했다. 정말 느닷없는 행운이었구나.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