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 3. 20:08ㆍ요즘의 녹음
오세오, 주남저수지
2024년 마지막 주말, 점심을 너무 맛있게 먹어서 배가 불렀다. 좀 걸을까, 해서 주남저수지로 향했다. 생태학습관에 주차하고 뚝방길로 올라서면 바로 걸을 수 있는 길이 펼쳐진다. 정말 정비가 잘 되어 있는 곳.
우포늪은 규모가 커서 평지와 산길이 반복되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고, 주남저수지는 대체로 평탄해서 나이에 상관없이 걷기에 참 좋고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봄에는 벚꽃길, 가을은 억새, 겨울은 철새로 언제나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여름은 땡볕을 피할 수 있는 그늘이 없기 때문에 양산이나 선글라스는 필수😎
저수지 건너편 논두렁에서 먹이를 쪼아먹는 재두루미 떼. 대포카메라를 든 사진작가들이 정말 가까이에서 두루미떼 사진을 찍고 있었다. 흑두루미와 달리 재두루미는 조금 경계심이 낮은 편인 듯하다.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이 정말 많았다. 주남저수지 생태학습관에 상주하시는 직원 두 분이 많은 안내를 도와주셨다. 노메이크업에 까무잡잡한 피부가 정말 건강하게 느껴지는 분들이었다. 노랑부리저어새가 보고 싶은데 어디로 가야 할까요? 여쭤봤더니 저 밑에 무리가 있다고 알려주셨다.
새하얀 고니들이 파란 물 위에 무리지어 있으니 단연 눈길을 끈다. 노랑부리저어새는 결국 찾지 못했다.
그리고 이 날 내눈에 가장 아름다웠던 민물가마우지. 몸은 까맣고 부리는 노란색이다. 하얀 나무가 주남저수지 한켠에 방풍림처럼 둘러져 있었는데, 까만 가마우지가 앉으니 묘한 분위기를 뿜었다.
저 하얀 나무 이름이 뭘까 너무 이쁘다. 이 곳에서도 대포카메라맨들이 여러명 포진해 있었다. 아마도 특정 구도, 새들의 어떤 동작을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
오늘도 반짝반짝 아름다운 물비늘. 아니 근데 난 왜이렇게 물이 좋지? 사상의학적으로 진지하게 생각해 보면 이거, 체질과 관련이 있는 거 아닐까 진짜? 몸에 열이 많아서 무의식적으로 막 물을 당기는 거지.
주차장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에는 뚝방길에서 내려와 논 쪽으로 걸었다. 이 곳에서는 기러기와 오리, 고니가 많이 보였다. 저수지 주변에 논과 밭이 많은데 일부러 물을 대어 놓은 곳은 철새들을 위함이다. 꽤 많이 걸어서 근처 카페에 가서 쉬기로 했다.
시그니처 메뉴 드세요, 뱅쇼는 비추
찬바람에 너무 오래 걷다 왔더니 따뜻한 게 마시고 싶었다. 주남저수지 근처에는 카페가 많지만 이참에 새로 생긴 카페에 가보자 싶었다.
크리스마스가 지난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아직 장식들이 남아서 연말 분위기를 띄우고 있었다. 매장 안에도 손님들이 북적북적. 묘하게 들뜬 분위기라 마음이 편해졌다.
이 곳 역시 커다란 창고형 카페였다. 주남저수지가 있는 창원 동읍은 단감이 유명하다. 퍼시먼 커피는 단감을 이용한 시그니처 메뉴가 주력인 듯했다. 하지만 시그니처 메뉴가 모두 차가워서 뱅쇼를 주문했는데,,,
어마어마하게 맛이 없었다. 브루웍스에서 마셨던 그 뱅쇼가 생각나서 더 충격 먹음. 오픈한 지 얼마 안 되어 메뉴들 가격이 비싼 건 이해하지만 맛은 있어야 하잖아요.. 너무 묽어서 달지도 시지도 않은 밍밍한 맛이었다. 퍼시먼 커피 가면 뱅쇼 말고 다른 거 드세요.
두 번째 충격, 저 딸기 쇼트케이크가 9,500원이라는 게 말 안 되🫨 조각의 크기는 확실히 컸다. 그래도 난 아직 이 가격의 조각케이크를 본 적이 없어... 쫄보가 되었나 봐. 김해 쪽으로 가는 길에 보니 못 보던 카페가 많이 생겼더라. 다음엔 퍼시먼 말고 다른 카페 가보기로 했다.
다음엔 어디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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