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책 / 진해 내수면 생태공원 / 팥이야기 / 주책방

2024. 11. 25. 20:16요즘의 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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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 내수면 생태공원


 
 

가벼운 옷차림으로 걸을 날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위기감을 느낀 우리는 얼레벌레 드라이브를 나섰다. 여좌천에 몇 번을 와도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는데, 세상에 이렇게 작고 귀여운 저수가 있다니. 저것보세요, 반짝반짝반짝 난리남.

 
 
 

한 바퀴 도는 데 10분 정도 걸리려나? 중간중간 돌멩이를 제외하면 너무 잘 닦여진 산책길이라 아이들도 많이 뛰어다니며 놀았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멈춰서는 곳은 단연 여기 애기단풍길이다. 나도 세 바퀴를 도는 동안 꼭 멈춰서서, 벤치에 앉아서 애기 단풍을 즐겼다. 

 
 
 

그래 이게 단풍이지, 햇볕에 비쳐서 투명하게 알록달록한 저 빛깔이 단풍이지. 올해 단풍들이 대부분 죽은 갈색이라 작년보다 나은 건지 아닌지 분간이 안 됐었는데 이거지이이ㅣㅣㅣㅣ. 이런 색을 보면 늘 사랑방 사탕이 떠오른다. 초록색이 제일 맛있었는데..

 
 
 

메인 산책길 한켠에는 갈래갈래 관찰습지와 숲 속 길도 많아서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안 가본 길 다 가보고, 마지막으로 저수지 풍경을 다시 카메라에 담았다. 사진 작가들이 그렇게 많이 오는 곳이라던데, 분명 아침 물안개 핀 풍경도 아름다울 거야, 다음에 또 올게.

 
 
 
 
 

진해 팥이야기 


 
 

달달한 게 먹고 싶을 땐 팥빙수. 가수 비비가 와서 더 더 유명해진 곳인데 창원에도 하동에도 분점이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이미 한 팀이 동그란 테이블에 둘러 앉아 단팥죽을 드시고 있었다. 

 
 
 

8~9팀 정도 들어갈 수 있는 속닥한 카페로 복층 계단은 6인 이상 손님들이 이용하는 곳이다. 괜히 궁금했지만 이날은 참았다. 팥빙수 먹어야 하니깐. 곧 나올 거니깐. 

 
 
 

우린 차가운 거 먹으면 따뜻한 걸로 속을 데워야 하는 나이여서 ㅋㅋ ㅋ ㅋ 또꼰한 자몽차도 함께 시켰다. 앗뜨 앗추 앗뜨 앗추 무한반복.

 
 
 

한참 먹고 이야기 나누는 중에 손님들이 점점 많아지더니 이내 가득 찼다. 근처 사는 분들은 단팥죽 포장을 정말 많이 해 가시더라. 우리도 단팥죽 맛이 궁금해 미리 포장을 주문해 놓고 다시 수다 삼매경.

 
 
 

우리 단팥죽들!! 여름날 이곳에 들렀다면 팥죽이 쉴까 걱정돼 포장은 안 했을 텐데, 선선해서 마음 편한 가을날이구나. 집에 도착해서도 멀쩡해서 얼른 냉장고에 넣어뒀다.

 
 
 
 
 

주책방


 
 

드디어 이곳에♡ 인스타 팔로잉 중인데 이 곳에서 북클럽이나 북콘서트가 열릴 때마다 신청해? 말아? 맨날 갈등하는 곳이다. 나는 쫄보니까요. 정말 많은 작가분들이 다녀가서 내적친밀감만 잔뜩이었는데 신난다.

 
 
 

서점 내부는 크게 네 구역으로 구성된 공간이었는데 위 사진 속 공간은  두 번째 구역이다. 앉아서 독서할 수 있는 공간.
 
 
 

세 번째 공간. 조금은 프라이빗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이란 생각이 든다. 숨는 걸 좋아하는 나에게 딱이야.

 
 
 

마지막 네 번째 공간은 독립 출판물들이 머무르는 곳이었다. 제목도, 표지 디자인도 기성 출판사들의 책들과는 다른 신박함이 있었다. 
 
 
 

구경 다 마치고 다시 메인 공간으로 돌아왔다. 사장님과 손님들이 테이블에 앉아 모임을 갖고 계서서 책장을 찍진 못했지만 평소 읽고 싶던 책들이 많이 꽂혀 있었다.
 
 
 

세 권을 살까 두 권을 살까 망설이다가 두 권만 골라 카운터로 갔다. 그 때 카운터 옆 포스트잇이 잔뜩 붙어있는 책 한 권이 보였다. 친구가 가리키니 사장님이 "크리스마스에 관련된 내용인데, 이번에 영화도 나온대요." 하신다. 네? 크리스마스요?? 나는 책이 어디에 꽂혀 있는지 단박에 알았다. 왜냐면 망설이던 책이 그 책이니깤ㅋㅋㅋㅋ 
 
 
 

그 책은 바로바로 클레어 키건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이었습니다. 이 작가 책 3권은 모아서 읽어 볼 요량으로 내려둔 것인데 사장님이 장사를 너무 잘하시잖아요. 무려 크리스마스 잖아요. 당장 책장으로 돌아가 꽂아 둔 것을 다시 꺼내 데려왔습니다.
 
 

산책길을 떠남에 으뜸 가는 순간은
멋진 책을 읽다 맨 끝장을 덮는 그 때


다음날 꺼내 먹은 내 소중한 단팥죽. 안에 찹쌀떡이 쭈아아악 늘어 나 정말 맛있었다. 전날 찬 바람을 쐬서 그런지 목이 칼칼했다. 그럴 땐 요기티. 선물받은 차도 조만간 다 마셔보고 후기를 남겨야겠다.

다음엔 어디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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