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졌다.
2024. 11. 10. 18:59ㆍ랭보의 낭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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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연 작가나 이동진 평론가, 다니엘 린데만과 같은 사람들 무리에 별안간 끼어있고 싶다. 그냥 취향이 그렇다. 염화미소처럼 서로 알아채 마음 깊이 공감하는 대화를 주고받고 싶다. 그들의 흘러넘치는 교양을 곁에서 조금이라도 나눠 갖고 싶다. 배우는 데 열심인 사람은 알게 된 것을 말하고 싶어 한다는 특징이 있으니까, 곁에서 짐짓 모르는 체하고 있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무심하게 들어줘야지. 한날은 책이나 영화에 대해 다양한 각도의 감상을 두루 나누고도 싶다. 그들의 대화 속에 녹아들기 위해 막 허덕허덕여도 너무너무 행복하겠지.
내게 강같은 지적 허영, 달콤한 꿈.
얼마 전 헤어진 사람은 거짓말을 일삼는 사람이었다. 미혼이라고 거짓말하더니 다음엔 이혼했다고 했고, 그 다음엔 아직 이혼 서류도 제출하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만나는 동안 한순간도 진실이었던 적이 없던 거다. 사람이 사람을 작정하고 속이려 들면 영락없이 속고야 마는구나.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고 통보하고, 연락처를 삭제하고, 차단했다. 그만하자 이제. 내가 가고자하는 방향과 다른 방향에 있는 사람이다.
고백하자면 나도 널 만나는 매 순간마다 거짓투성이였어. 끝내 너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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