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책 /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 문미순

2024. 11. 9. 16:17와유와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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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힘들 때마다 기가 막히게 나타나 등을 밀어주는 것들이 있다. 주로 뜻밖이며 작은 것들이다. 구하고자 한다면 추운 공기 속 은은한 햇볕이나 따듯한 손, 사람들의 부서지는 웃음소리에도 응원을 받을 수도 있다. 책에서는 이웃이지만 신뢰를 쌓아갈만한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두 인물이 나온다. 여기서 그만 포기해도 누구 하나 뭐라할 수 없는 나날들이 펼쳐지는 주인공들이다. 이들이 서로를 믿기로 작정한 뒤 앞으로 나아갈 일만 걱정해도 되었을 때 다들 숨통이 트이지 않았을까? 
 
 
 

책을 다 읽은 후 이슬아 작가의 다정한 연대에 관한 글이 떠올라 찾아봤다. 내가 가는 길을 앞서갔거나 같은 처지에 놓인, 혹은 누군가 의견을 구했을 때 해 줄 말이 있는 사람들이 서로 연대했으면 한다. 작은 다정들이 모이면 무언가를 구할 수도 있는 것이다. 누군가가 하루를 살게끔 하는 이런 연대도 있다. 글귀를 읽고 떠오르는 누군가가 있어 간단하게 안부 문자를 보냈다. 
 
 
 

사실 이날은 단풍 구경할 생각으로 모자만 눌러쓰고 드라이브를 나선 날이었다. 평일이라 그런지 조용하고 음악이 좋아 책 한 권을 후루룩 다 읽을 수 있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노을이 지고 있어서 얼른 나와 카메라에 담았다. 주문한 오트 라떼 위 라떼 아트가 무심하게 뭉뚱그러져 있었는데 전혀 기분은 상하지 않았고 괜히 웃음이 나왔다. 이런 무심함을 좋아한다. 필사적이지 않아 마음이 편안하다. 

 
 

 
이 책의 주제가 되는 범죄의 경중을 따지기엔 이미 소설이므로 무소용한 일이고, 아슬아슬한 두 인물이 만나 연대하는 내용으로 바라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도 상당히 규모가 큰 일이더라. 노령연금 부당 수령에 관해서는 일본 영화 <어느 가족>을 처음 알게 됐다. 영화를 보면서도 충격이 작지 않았는데 검색해보니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10여년 전부터 기사로 다루고 있었다. 

2054명 사망후에도 노령연금 받아..신고 늦은 탓

[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사망으로 기초노령연금 지급대상이 아닌 2054명에게 2억8000만원이 잘못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족 등이 사망신고를 늦게 하는 바람에 연금이 지급된 것이다.28일 국회

v.daum.net

 
 
 

끝으로 이 책을 알게 된 건 겨울 서점의 영상을 첨부해야지. 겨울 작가가 엄청난 에너지로 칭찬하길래 너무 궁금해서 구매했으니까. 소설 속에 나오는 다정한 연대가 영 불가능한 일일까? 자신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면 서로에게 다정하면 좋겠다. 그나저나 다시 봐도 귀여운 난리법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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