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 습지의 겨울 손님, 흑두루미 탐조기 / 겨울 여행지 추천

 
 
 

 

불멍 말고 새멍

얼마 전 인터넷에서 우연히 순천만 흑두루미 탐조 프로그램을 접했다. 평소 주변에 주남저수지나 우포늪을 산책하는 걸 좋아했기 때문에 고민도 없이 바로 예약했다. 불멍, 물멍, 숲멍만큼이나 새멍도 굉장한 힐링이 된다. 다녀오고 생각해보니 사진 속 저 모습을 보기 위해 기다린 시간들이 참 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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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예약 :: 흑두루미탐조여행 - 당일코스

원래 12월 22일까지였는데 인기가 많았는지 연장이 되었다. 럭키🤩 프로그램 종류는 당일과 1박 2일, 두 가지가 있고, 나는 오후 3시에 출발하는 당일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이건 행운의 흑두루미입니다

순천역 앞 광장에서 모여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순천만으로 이동한다. 연말이라 꽃단장한 투어버스 알록달록 귀여워♡ 이동하면서도 가이드님이 이런저런 재미있는 새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신다. 
 
 
 

버스에 타면 자기 이름 옆에 서명을 하고 탐조에 필요한 개인 물품을 받는다. 망원경, 블루투스 송수신기, 이어폰, 명찰. 망원경 조작에 미숙해서 양눈으로 못 보고 한 눈으로만 봤지만 ㅋㅋ ㅋ 저거 진짜 선명하게 잘 보인다.
 
 
 
 

 

순천만습지

이날의 동선을 정리해봤다. 1번부터 8번 위치까지 순서대로 이동하며 곳곳에 보이는 새들을 직접 두 눈에 담았다. 이 날 날씨가 좋아서 투어 초반에는 아무렇지 않았는데 해가 지면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지기 때문에 무장하고 가야한다. 장갑은 꼭 꼭 챙기세요🧤

 
 
 

가이드님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에는 약 5600여마리의 흑두루미가 도래했다고 한다. 흑두루미는 러시아 아무르강(흑룡강) 늪지대에서 번식을 하는데, 얘들의 1년을 짚어보면 참 분주하다. 우선 4월쯤 알을 낳고 30일간 품어서 부화시키면 새끼는 금방 자란다. 8월 말이면 겨울을 나기 위해 시베리아에서 출발해 두 달 정도를 날아 10월 중순쯤 국내 철새도래지에 도착하고 겨울이 끝나면 다시 러시아로 날아간다. 세상에... 그 먼 거리를 날아서 오다니 진짜 기특해. 

 
 
 

천문대에 올라 망원경으로 내려다 본 흑두루미희망농업단지. 실제 농민들이 경작하는 논이었지만 순천시에서 농민들과의 합의를 통해 경작한 볍씨를 사들여 흑두루미의 먹이로 제공하는 선순환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과거에 전봇대도 많았지만 사고를 막기 위해 지중화 작업을 모두 진행해서 철새들이 머물기에 부족함이 없어보였다.
 
 
 

복원습지에서 만난 노랑부리저어새. 부리가 노란색인데 주걱처럼 납작하다. 저 부리로 깃털을 정리하는 모습이 진짜 너무 귀여움ㅋㅋ ㅋ ㅋ 그 옆에는 흰뺨검둥오리. 저번에 합천 정양늪에서도 만났던 아이.
 
 
 

흑두루미 소망터널 근처에서 바라 본 흑두루미떼. 점점 가까워지고 있어서 완전 두근두근. 농민들이 올 가을 수확한 볍씨들을 논에 뿌려주면 저렇게 와서 먹는다. 일본은 볍씨 대신 통밀을 뿌려준다고 함. 나라별로 먹이가 다르구나.
 
 
 
 

체험선 선착장에서 만난 댕기물떼새. 얘가 진짜 귀여웠는데 머리 위에 깃이 있어서 움직일 때마다 오두방정처럼 보임ㅋㅋ ㅋㅋ 먹이를 쪼다가 깃털 정리하다가 갑자기 막 하얀색 똥도 싸고 얘는 혼자 정신없이 바빴다ㅋㅋ 사진으로 선명하게 찍히지 않아 검색한 이미지를 가져왔다. 맞아 저렇게 생겼어🥳
 
 
 
 

탐조대에서 보면 진짜 가까이 있는 것처럼 크고 선명하다. 목이 하얀 색이면 다 자란 성체고 아직 갈색이면 새끼다. 이날 흑두루미 사이에 재두루미 한 쌍이 끼어서 다들 가이드님 말을 따라 망원경을 들고 이리저리 찾았다. 탐조대에서 근무하시는 분이 핸드폰으로 찍어주셔서 귀한 영상 담았다. 감사합니다🎶

 
 

 

뚝방길에서 흑두루미떼 비행을 보기로 했다. 해질녘 순천만 습지 풍경이 진짜 말도 안되게 아름답구나. 흑두루미는 해가 지면 갯벌로 잠을 자기 위해 날아간다. 논에 있던 흑두루미는 갯벌로, 습지에 있던 오리는 논으로 가기 때문에 두 개체의 비행을 한번에 볼 수 있다.
 
 
 

세상에 이렇게 가까이에서 새들이 비행하는 건 처음 본다. 저 비행을 시작으로 두 번의 비행이 또 있었는데 끝으로 갈수록 너무 아름다워서 찍는 걸 그만두고 두 눈에 가득가득 담았다. 이건 행운의 흑두루미에요. 무시하지 않는다면 내일 좋은 소식이 있을 거예요. 탐조 여행은 처음이었는데 결과는 대만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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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순천시청

순천은 정말 언제 가도 좋은 도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송광사)과 세계자연유산(순천만 갯벌)을 동시에 가졌고, 2018년에는 순천시 전역이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다. 가이드님 덕분에 알게 된 사실인데 국가정원도 습지 보호를 위해 조성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톱니바퀴들이 각자 제 자리에서 맞물려 돌아가기 시작할 때 유산은 다음 세대로 보전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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