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책 /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처음부터 다시 써진짜 작별 인사를, 제대로 큰 일을 겪고 시들어가는 사람에게 '이제 그만하라'라고 하는 말에는 양면성이 있다. 눈앞의 사람이 속상해 내던지는 안타까움이거나 듣기 좋은 노래도 한두 번인데 하물며, 하는 원망이거나. 하지만 속에 있는 그것을 원 없이 게워내기 전까지는 누구도 그를 말릴 수 없다. 그러니 기다려야 한다. 주인공 경하는 생을 마감하려는지 써둔 유서를 다시 꺼내 여러 번 고쳐 쓴다. 제대로 작별하기 위해. 하지만 자신을 수습할 누군가를 염려하며 주변을 정리하다가 두 달 만에 집 밖으로 나선다. 그 길로 돌아와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하고 뜨거운 잣죽을 사다가 천천히 오래도록 먹는다. 그렇게 죽음이 비껴간다. 기록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고 해두자. 인선 역시 천상 기록하는 사람..
2025.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