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책 /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 문미순
살다 보면 힘들 때마다 기가 막히게 나타나 등을 밀어주는 것들이 있다. 주로 뜻밖이며 작은 것들이다. 구하고자 한다면 추운 공기 속 은은한 햇볕이나 따듯한 손, 사람들의 부서지는 웃음소리에도 응원을 받을 수도 있다. 책에서는 이웃이지만 신뢰를 쌓아갈만한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두 인물이 나온다. 여기서 그만 포기해도 누구 하나 뭐라할 수 없는 나날들이 펼쳐지는 주인공들이다. 이들이 서로를 믿기로 작정한 뒤 앞으로 나아갈 일만 걱정해도 되었을 때 다들 숨통이 트이지 않았을까? 책을 다 읽은 후 이슬아 작가의 다정한 연대에 관한 글이 떠올라 찾아봤다. 내가 가는 길을 앞서갔거나 같은 처지에 놓인, 혹은 누군가 의견을 구했을 때 해 줄 말이 있는 사람들이 서로 연대했으면 한다. 작은 다정들이 모이면 무언가..
2024.11.09